한 학생이 보내준 사진
'선생님 생선이 섰어요'
정말 이 말이 너무 웃겨서 사진을 한참 바라보다가 이 상황도 너무 황당해서 멍하니 있었다.
올해는 태풍이 많이 지나가서 작년에 비해 비가 많이 왔다.
사실 작년도 꽤 비가 많이 왔던 해였는데 올해는 정확히 태풍이 많았다.
다이노이 연못의 잉어들이 물이 올라오는 바람에 왕궁을 날아다니고 있다.
비단 잉어
비단 잉어는 내가 어릴 때부터 집에 늘 있었다.
어린 내가 친구네 집에 가서 어항을 보고 좋아하는 모습에 부모님께서 집에 어항을 들인 것이다.
그 이후로 단 한 번도 어향이 없던 적이 없었는데 몇 년 전에 동네 수족관 아저씨에게로 떠나가 버린 잉어와 어항.
부모님이 관리하시기에는 이제 연세도 있으시고 나도 더 이상 잉어를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.
어쨌든 뭔가 잉어를 떠나 보낸다는 순간, 그래도 미안하기도 하고 서글픈 감정이 들었다.
나는 사실 뭘 잘 버리지 못한다. 그것이 추억이 깃들어 있거나 어떤 감정과 관련된 것이라면 더더욱.
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..예를 들면 작은 메모지 같은 것도 말이다.
살아있는 생명에 있어서 그런 감정은 훨씬 증폭되는 것 같다.
나에게 익숙한 이 비단잉어는 그래서 꿈에서도 많이 나타났다.
주로 어항 밖을 나와서 날아다니는 꿈이 제일 많았다.
그런데 학생이 보내준 저 사진을 보는 순간 나는 꿈을 꾸는 느낌이 들었다.
왕궁이 물에 잠겼지만 이상하리만큼 아름다운 저 상황은 무엇인지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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