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· 레인보우

뚱딴지 소동

by pasi 2022. 7. 11.


동생이 '해바라기'라며 생일에 가져왔다.
작은 해바라기라고 생각했다. 의심하지 않았다.
그러다가 문득 학명을 찾다가 원래의 해바라기보다 훨씬 작은 이 꽃은 해바라기는 아니고 변종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. 결국 해바라기는 해바라기가 아니었고 '뚱딴지'였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.
내가 정말로 충격적이었던 것은 뚱딴지라는 식물이 있었다는 것.
굳게 믿었던 해바라기가 사실은 뚱딴지였고 해바라기와 뚱딴지의 그 어감 차이에서 오는 묘한 기분이란…
“뚱딴지야, 미안하지만 좀 실망했어.”
심지어 뚱딴지는 '돼지감자'라고도 한다고 하니... 어째서 이 아이에게 이런 이름이 만들어지게 된 걸까?
정말 뚱딴지같은 상황
sunflower와 sunroot는 그래도 해바라기와 뚱딴지에서 오는 어감 차이가 이렇게까지 크지는 않다.
같은 sun을 공유하고 있으면서도 서로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‘flower’와 ‘root’를 이름 안에 넣었다.
그러면 뚱딴지는 왜?
네이버 식물백과에 의하면 잎과 꽃이 감자처럼 생기지 않았는데 뿌리가 감자를 닮아서 '뚱딴지'가 되었다고 한다. 그리고 그 뿌리는 돼지들의 사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'돼지감자'라는 별명이 생겼다고 한다.
해바라기의 학명은 Helianthus annuus
뚱딴지의 학명은 Helianthus tuberosus
같은 속이지만 엄연히 다른 종이다. 어쩌면 해바라기와 닮은 녀석에게 뚱딴지는 정말 이 모든 의미를 지니고 있는 최적의 이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뚱딴지라는 이름 때문에 나는 그 뿌리까지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. 동생이 나에게 두 개의 뚱딴지를 선물해주었구나.
그랬구나. 했는데, 동생은 정말 해바라기라고 하면서 그 근거 자료를 조목조목 보내주었다. 구별하는 방법은 잎의 모양에 달려 있다.

사진출처: doopedia (뚱딴지)

뚱딴지의 잎은 줄기에서 잎으로 뻗어나갈 때 길고 좁은 면이 지난 후에 잎의 모양이 나오지만 해바라기의 잎은 그렇지 않다.

그래서 결국 뚱딴지 아니고
“해바라기꽃이 피었습니다.”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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