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· Viet♥Nam

마음을 읽는다는 것

by pasi 2017. 9. 8.

오후에 번개와 천둥이 쳤다. 요즘 마른 하늘에도 자주 있는 일이다.
오늘은 좀 심하게 치더니 아니나 다를까 소나기가 쏴~ 내렸다.
그 덕분에 조금은 시원해졌다.
요새 정말 더웠는데 이렇게 한 번 내리면 조금 살 만하다.
아주 잠깐 내리고는 다시 쨍쨍
강의실로 가는 길에 미에코(일본인 선생님)센세를 만났다.
반가워서 잘 지내셨냐고 인사를 건넸다. (오겡끼 데스까)
미에코 선생님은 반가워 하시면서 일본어로 뭐라뭐라~ 하셨다.
나는 일본어를 배운 적이 없다.
전에도 만날 때마다 미에코 선생님은 일본어로 뭐라뭐라~ 하셨는데
그럴 때마다 나는 베트남어로 '이해하지 못해요.'라고 말하곤 했었다.
그러면 정말정말 미안해 하시면서 영어로 하신다.
그 이후에도 만났지만 역시나 일본어로 뭐라뭐라~ 하셔서 난 그때마다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을 했고
미에코 선생님은 또 정말정말 미안해 하셨다.

역시나 오늘도 일본어로 뭐라뭐라~ 하셨다.
그런데
오늘은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을 못했다.
왜냐하면 미에코 선생님의 표정에서 내가 뭔가를 읽었기 때문이다.
그 긴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
나는 그 뜻을 다 이해한다고 그리고 알겠다는 의미의 표정을 지어 보였다.
심지어 헤어지면서 '간바리마쇼!'에 파이팅 손동작까지 보여 드렸다.
그래서 오늘 미에코 선생님은 정말정말 미안해 하시지 않아도 되었고
내 기분도 조금 편해졌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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